일간(日干)과 감정 기복의 상관관계

 

 

아침 공기가 유난히 부드러웠습니다.
햇살이 나뭇잎에 얹히듯 조용히 스며들었고,
그 속에서 문득 떠오른 생각이 하나 있었습니다.

 

‘왜 어떤 날은 같은 일에도 감정이 더 요동치는 걸까?’

 

며칠 전, 소소한 말 한마디에 마음이 괜스레 물결치듯 출렁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별일 아닌 줄 알면서도, 마음이 한참을 떠 있었습니다.

 

그날은 '병화(丙火)' 일간이었습니다.
스스로 밝게 빛나는 태양 같은 기운.
하지만 흐린 날의 태양은,
오히려 더 답답하고 울컥하게 타오릅니다.


일간(日干)은 기운의 중심입니다.

하루하루를 태어나는 태양처럼 시작하게 만드는 고유의 성질.
그 일간이 주변 기운과 부딪히며,
감정의 물결도 자연스레 흔들립니다.

 

예를 들어,

  • 갑목(甲木)은 굳건한 나무처럼 원칙적이지만,
    주변이 지나치게 메마르면 쉽게 마를 수 있습니다.
  • 정화(丁火)는 등잔불처럼 섬세하지만,
    바람이 불면 쉽게 흔들리듯 감정 기복이 잦을 수 있습니다
  • 경금(庚金)은 단단한 쇠처럼 무던하지만,
    뜨거운 불과 만나면 순간적으로 예민해질 수 있습니다.

이렇듯,
기복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기운의 작용일 수 있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오늘의 일간과 그 기운의 흐름을 조용히 살핍니다.
마치 오늘 입을 옷을 고르듯,
오늘의 감정도 그에 맞게 '준비'하려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감정이 올라올 때면 이렇게 되뇝니다.
"오늘은 화(火)가 강하니까, 마음이 쉽게 타오를 수도 있겠구나."


그렇게 한숨 길게 쉬어내고,
햇살을 조금 더 오래 머금습니다.


✔ 감정 기복을 조절하는 순리 루틴

  • 아침엔 오늘의 일간과 오행을 가볍게 확인합니다.
  • 마음이 답답한 날은 손끝을 따뜻한 물에 담그며,
    천천히 복식 호흡 3회
  •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날은,
    가급적 정오 이후로 미룹니다.

감정은 억제할 대상이 아니라
읽어야 할 ‘기운의 파동’일지 모릅니다.

 

일간은 곧, 나라는 사람의 리듬입니다.
그 리듬을 아는 사람은
조용히, 자신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 청묵 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