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바다길을 걸어보세요.
바닷가를 걷는 일이 이토록 조용하게
나를 정리해주는 시간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생각이 많지 않아도,
모래 위 발자국 하나면 충분했습니다.
🌊 고요한 바다길의 감각
처음엔 소리였습니다.
바람이 밀고 들어오고
파도가 나갔다 들어오며 남긴 여운.
그 다음은 발끝이었습니다.
모래가 약간 차갑고
그 사이에 무릎 아래가 풀리는 감각.
그리고 마지막은
내 안의 기운이 조용히 가라앉는 순간이었습니다.
🌿 걷는 여행은
어디에 가느냐보다
어떻게 걷느냐가 중요합니다.
빠르게 도착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해내지 않아도
그저 '있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할 뿐이니까요.
이번 여행에서 저는 무언가를 배운다기보다
몸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감각을 경험했습니다.
걷는 동안 내 안에 쌓인 것들이
조금씩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몸이 비워지니
생각도 욕심도
자연스럽게 가라앉았습니다.
언제나 여행은 멀리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오늘도 가까운 바다,
가까운 하늘 아래에서
기운을 들여다보는 시간.
그 시간이,
저에게 가장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 청묵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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