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바다를 걸으며, 몸이 비워지는 시간

 

고요한 바다길을 걸어보세요.

 

바닷가를 걷는 일이 이토록 조용하게
나를 정리해주는 시간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생각이 많지 않아도,
모래 위 발자국 하나면 충분했습니다.


🌊 고요한 바다길의 감각


처음엔 소리였습니다.


바람이 밀고 들어오고
파도가 나갔다 들어오며 남긴 여운.

그 다음은 발끝이었습니다.


모래가 약간 차갑고
그 사이에 무릎 아래가 풀리는 감각.

그리고 마지막은
내 안의 기운이 조용히 가라앉는 순간이었습니다.


🌿 걷는 여행은


어디에 가느냐보다
어떻게 걷느냐가 중요합니다.

빠르게 도착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해내지 않아도


그저 '있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할 뿐이니까요.


 

이번 여행에서 저는 무언가를 배운다기보다
몸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감각을 경험했습니다.


걷는 동안 내 안에 쌓인 것들이
조금씩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몸이 비워지니
생각도 욕심도
자연스럽게 가라앉았습니다.


언제나 여행은 멀리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오늘도 가까운 바다,
가까운 하늘 아래에서
기운을 들여다보는 시간.

그 시간이,
저에게 가장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 청묵 드림

'자연과 여행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 내리는 날의 산책 기록  (0) 2025.06.13
햇살이 좋았던 어느 오후의 기록  (0) 2025.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