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좋았던 어느 오후의 기록
바람도 멈춘 듯,조용한 햇살 하나가 머물렀다 오후 2시 무렵.길가의 나무들이 그늘을 들여놓고햇살은 조용히 등을 밀어주었다 땀은 흐르지 않았고눈부심도 없었다 그저 ‘빛’ 하나만이고요하게 기운을 감쌌다햇살이 말을 거는 순간들햇살이 내려앉은 벤치에 앉았다고개를 조금 들어나뭇잎 사이로 흐르는 빛을 바라보았다 어떤 날은 눈을 감고 있어도그 빛의 결이 느껴진다 차갑지 않고 뜨겁지 않은 온도어깨에 스미는 기운 ‘지금 이 자리에 잘 있다’는작은 속삭임이 들려온다흐르듯 걷는 길 위에서바닥에 그려진 나무 그림자바람 따라 흐르는 들풀짧은 새소리와, 아주 느린 발걸음 이 날의 걷기는 목적이 없었다그저 햇살과 함께 걷는다는 것그 사실 하나면 충분했다🌿 오후 햇살 산책 루틴2시경, 가장 고요한 햇살 시점에 걷기 시작나무가 많은..